[11월의 휴가][산행] 계룡산 - 갑사, 전북 익산역
계획대로 계룡산행을 무사히 내려왔지만 아까 관음봉 가는 길에서였던가
바위밑에서 오른발목을 조금 접질렸는데
그 충격 때문인지 연천봉 이후 갑사까지 하산길에서는 오른발이 아파 힘들었다.
이젠 왼발이 아니라 오른발도 관리해야 하는가?
오후 6시가 다 되어 하산완료
이제 조금 시간 여유가 있어 갑사를 구경한다.
아직 햇빛이 남아 있어 마음놓고 찍지 못한 단풍나무를 사진에 담아본다.
주차장을 찾아 네비로 논산행을 찍으니 불과 20km로 가깝다.
논산역 근처에서 휴식과 숙식을 하려했는데 논산 가는 방향으로 더 가면 익산이다.
내일 구례나 화순가는 길 선상에 있는 것 같고, 특히 간밤에 그녀의 꿈을 꾼 것이
생각이 났고 그리고 오늘도 계룡산 산행중에 퇴직문제와 함께 그녀가 많이
생각났던 이유로 그대로 논산을 지나 익산으로 항하였다.
네비로 원광대를 검색해보니 신동이 보인다.
그래 신동! 동네 이름이 갑자기 생각났다.
간밤의 꿈에 너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안갔을 것이다.
왜 자꾸 꿈에 나타나냐?
그녀의 영혼에너지가 아직까지도 내 주위에 머물러 있다.
하산을 하여 갑사로 향하는 길.
바위밑에 조성된 신비한 부처상.
붉은빛이 선명한 단풍나무.
조금 늦었어도 아직 눈을 황홀하게 하는 단풍 빛깔을 볼 수 있다.
갑사의 대웅전.
계룡갑사라고 쓴거같다.
아주 오래된 느낌의 나무 현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먼곳에 출발점에서 보았던 정상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당겨서 찍어봤다.
사긴은 많이 늦었다.
안녕 계룡산~
다시 또 올게 ^^
논산을 지나 익산까지의 드라이브는 그리 피곤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가깝다는것에 조금 설레이기도 하고
조금 어떤 드라마틱한 우연을 기대하기도 하고
그러나 매우 이성적이기도 했다..
익산 신동에 도착해보니 시간은 저녁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원광대 대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상권 번화가 주변 골목에 차를 세우고 내리니
으아~ 오른발이 정말 아픔다. 그러나 다행히 천천히 걷다보니 조금씩 풀렸다.
어느 횟집에서 동태탕으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익산 신동 여행은 아마 1997년도 한번 했던 이후 처음인거 같다.
차를 몰고 익산역쪽으로 갔다.
번화가일줄 알았는데 사람도 없고 차도 없고 꽤 조용하다.
익산역앞에 차를 세우고 걸을까 했지만 마땅치않다.
곧 주차가능하다는 허름해보이는 여관 간판을 발견하고 핸들을 틀었다.
실로 오랜만에 저렴하고 냄새나는 여관을 잡고
하루 자는데 비용은 현금으로 2만원.. 옛날이라면 여인숙과 같은 비용.
건물은 모텔로 리모델링 할 수 있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 보이는 여관주인은
그럴 의지가 없어보인다.
방에서 간단히 정리하고..
10시경 늦은 저녁 익산역과 역 주변을 배회했다.
곳곳에 어쩌면 그녀의 자취가 있을지도..
너도 분명히 이곳을 다닌적이 있겠지?
지금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혹시 그녀가 아닐까?
운명적으로 나를 이곳까지 데려온 것이라면 누가 아는가?
정말 드라마틱하게 지금 이곳에서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될지도..
그러나 역시..
저렴한 냄새가 나는 모텔로 돌아와 맥주한잔하고 있다.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산에 오르면서도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고
그리움이 예전처럼 더 강렬해졌다
익산도 시인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 참 낙후한 느낌이다.
그리고 역앞인데 차량과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고 지나다니는 택시중에는
구형 NF소나타가 자주 보인다.
소나타가 YF를 지나 지금은 LF가 나온지도 꽤 됐는데..
당장 충북 음성군 대소면하고도 비교가 된다.
거기도 시골인데 여긴 더 시골같은 느낌..
익산역 주변의 일부만 보았다 해도
너무 오래되고 낡고 가난이 느껴지는 주택촌
좁고 습한 골목길 여기저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악취가 나는 것 같고..
부천 남부역의 어느 한 지역도 이런 느낌의 지역이 있지만, 여긴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이다.
언제였던가 먼 옛날 군산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던 해에
익산여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가슴이 많이 막혀 있고 머리도 무거운 상태에서 돌아다녔던거 같다.
미륵사지로 가는 버스안에서 그녀를 만날까.. 아니 정말 만난줄알고..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안절부절 한편으로 정말 그녀이기를 설레이며
기대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난다.
지금의 여행은 그 여행의 연장선에 있다.
어떻게 하냐?
너에게 다시 깊이 빠지고 있다..
절망과 좌절, 의욕상실 등을 느끼며 오늘 계룡산행에서는 무엇을 얻었는가?
그땐 수질환경기사를 취득과 취업준비로 희망의 시작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질환경기사의 인생을 무려 17년째하면서 경력 특급 완성을 마치고
다시 새로운 희망의 시작을 하려는 시점이어야 하는데
어처구니없는 실책에 갑자기 그것이 도화선이 된 것처럼 지금까지의 모든게
좌절모드로 빠지고 급격하게 또 무책임하게 사직과 휴식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사직서를 쓰고 인사를 나누고 여길 떠날 생각을 했는데
깊은밤 맥주 한전 먹으며 다시 파이팅하고
주변을 온통 다 내가 부셔버리고 내가 좌지우지하고
통제(Control)할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