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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북한산 - 족두리봉을 지나 사모바위까지 - 사모바위

Positive51 2016. 9. 30. 17:56

비봉에서 내려와

좀더 오르다 보니 커다란 바위가 눈에 띈다.


엄청나게 큰 바위가 어떻게 저렇게 있지



사모바위라고 한다.

사모?

남자가 여자를 사모하다 할때 사모인가?

은근 하트모양처럼도 생겼고

사모?

조선시대때 문무백관들이 머리에 쓰던 관모를 사모라고 한다.

사극 보면 흔하게 볼수 있는 궁중에서 관리들이 쓰는 모자


사모바위에 올라서서 쓰다듬고.. 엄청난 부피감에 쓰다듬어 보고 싶었다.

비봉을 바라보았다.


이 위치에서 백운대를 바라보았다.

특히한 줄무늬 구름이 눈에 띈다.


사모바위 밑에 북에서 내려온 무장공비 밀랍인형이 있어 구경하기 위해 내려가보았다.

1968년 청와대로 진격, 대통령을 살해하기 위해 북한에서 출동한 특수부대원의 일부가

이 사모바위 아래에 위치한 어느 평범한 바위밑에서 숨어 있다 검거되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미스테리하게도 우연인지 어떤 운명적 필연인지..

얼마전 다 읽은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통해 빨치산의 생활을 체험하고 정신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와 유사한 현장을 직접 보게 되고

또 현재 읽고 있는 '한강'에서 시대적 부분이 김신조 간첩단 사건이 일어난 때와 일치한다.

의도적으로 계획한게 아닌데 정말 우연히도 읽고 있는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현장을 견학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놀라움을 느끼고 있다.


지금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니기 쉽게 등산로가 많이 개발되어 있지만,

과거에 북한의 무장공비들이 어떻게 이런 험난한 산속을 하루에도 수십km씩 다니고

1월의 그 추위에 이런곳에서 잠자며 생활이 가능했는지

정말 인간병기 또는 야생동물 그 자체라는 점에 놀라울뿐이다.


시간이 많이 늦고 체력이 고갈된 느낌에 내려갈까 하다가 조금은 더 올라가보자 하고

다시 사모바위 방향으로 올라섰다.

아까와는 다른 방향에서 보게된 사모바위는 정말 관모를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 별다른게 없는데 어떻게 저런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지..

태고에 어떤 산만한 거인이 장난감 삼아 일부러 세워놓은 느낌이다.



사모바위를 지나 승가봉까지 가볼까 했지만, 역시 체력과 시간문제로 다시 하산길로 접어든다.

등산 시작부터 이마에서 내리는 땀을 막기 위해 머리띠를 했더니 그것때문에 두통이 생겼다.

평소에는 등산손수건을 접어 머리띠를 하고 다녔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머리띠를 했더니

머리띠가 이마를 압박하는 힘을 거의 3시간 넘게 받다보니 이게 두통으로 작용했다.

두통때문에 더 빨리 하산하고픈 마음이 생긴거같다.

하산하면서 두통의 원인을 생각하다가 머리띠인거 같아 머리띠를 빼자마자 바로 두통이

사라진것이 신기했다.

다음부터 이 머리띠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 ..


하산은 승가사 방향으로 잡아 빠르게 내려왔다.

산행을 하면 반드시 주변에 사찰은 꼭 들러서 약수도 얻어 먹고

조금이라도 시주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내려오는데 오늘은 그냥 지나갔다.

오늘 등산은 평소보다 빨리 지치는 등산이었다.

생각보다 긴코스, 어려운코스 그리고 경사진 바위에 공포감,

또 머리띠의 압박감으로 생긴 두통 등 때문인거 같다.

그러나 자연경관은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고 웅장했다.

16년전에 북한산 정상을 처음 밟았을 때에는

북한산을 그냥 서울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만 알았는데

오늘에야 괜히 국립공원이 아니란걸 제대로 깨닫고 간다.

다음에는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를 도전해보고싶다.

이미 올랐던 곳이고

정상이 100m도 아닌데 이상하게 벌써부터 자신이 없다.

가급적 가장 짧은 코스로 우선 빠르게 정상을 밟은뒤 체력과 시간을 감안해

천천히 내려오면서 최대한 북한산을 느끼고 즐겨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