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질 환 경 ◈/♧ 인생은여행 ♧

[11월의 휴가][산행] 계룡산 - 갑사에서 용문폭포를 지나 금잔디고개

Positive51 2016. 12. 9. 13:29

11월에 떠나는 여름휴가 

이번 여름휴가는 계획대로 늦게 가야했다.


1997년 처음으로 혼자 대오각성의 여행을 떠난 이후

아마 처음이 아닐까?

그때 여행에서 얻은건 내가

환생을 믿게 됐다는 것과

평범한 인생도 얼마나 힘든것이지 깨닫고 범생으로만으로도 살게 해 달라는 것.

그 두가지는 지금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늘 위태함과 줄타기 하는 기분은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누구인들 벗어나 자유로우리..

이번 여행의 원 계획이야 그냥 머리식힐겸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었는데

여행직전 생길 일로 머리도 많이 아프고 마음도 많이 무거울 때 떠나게 됐다.


  

11.

늦가을에

단풍이 목적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여행하기 좋은 계절.

17년전 계룡산에 올랐던 때와 일치하여 다시 그 날을 추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목적이 첫 번째였고

아랫지방으로 내려간김에 더 내려가 언젠가 한번쯤 꼭 가보고 싶었던

동복면과 그 지역에 가까이 있는 백아산을 올라보고

올초부터 봄이 되면 사회에서 만난 유일한 소울메이트를  만나러

구례에 간다고 여러번 얘기했었는데

그 동안 바쁜일상에 잊고 지내다 이번 휴가에 광영이 얼굴도 한번 보고

그리고 더 시간이 나면 벌교까지 가보고 싶었다.

백아산과 벌교는 올해 읽은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영향을

받아서이다.

동복지역도 예전부터 나의 본관지역이라 호기심에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태백산맥에서 동복지연이 잠시 언급되고 특히 소설 후반부분 치열했던 빨치산

투쟁 지역중 하나로 백아산이 언급되어 두루두루 겸사겸사 여행 계획으로

세워놓았다.


비교적 아침 일찍 기상하여 출발하였다.

계획대로 어제 출발하지 못해서인 오늘은 의욕적으로 밖으러 나섰다.

아이들 자는 모습을 뒤로 하고 큰 등산가방과 작은 등산가방 이렇게

가방 두개와 잠바와 바지를 따로 한벌씩 챙기고 차에 실었다.

계룡산행~

계룡산의 갑사를 도착지로 찍어서 그런지

대전까지 안가고 갑자기 청주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게 한다.

그러다 세종시를 거쳐 계룡산 갑사에 도착하게됐다.

분명 17년전에 왔던 곳인데 전혀 기억이 안난다.

완전히 처음 온 곳인거 같은 느낌.

비가 그친지 얼마안된 흐린 날씨는 춥지 않고 산에 오르기 좋다.

다만 시야가 흐릴뿐..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단풍도 아직 늦지 않게 꽤 이쁜편이다.

199911월 처음 올랐을 때는 상당히 신성하고 영험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평범한 것 보다 조금 더 괜찮은 정도의 산을 보는 기분이다.


17년전 처음 올랐던 그날의 기억이 왜 이렇게 없을까?

아마 매우 흐리고 체력적으로 힘들게 올라서인거같다.

그냥 앞만 보고 올라서일까?

오히려 그 전날 천안에서 보냈던 기억이 더 많이 난다.

천안역에서 내려 초저녁시간에 걸어서 다녔던 길.

전자오락실, 여고생, 누추한 여인숙, 창녀, 창녀와 일을 벌이는 남자,

오랜 그리고 강한 신음소리, 그만하고 나오라는 여관주인의 요청.

맥주와 함께 시청한 야동, 그러고 보니 그땐 진짜 여인숙에서 야동을

보여주었다.

어떤 술취한 아저씨가 길을 지나는 여성을 창녀로 오인하고 이리와 보라고

르는 소리.

저 여자는 그런 여자 아니라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민망한 듯 설명해주는

여관주인으로 추측되는 아줌마의 목소리.

그런 잡다한것까지 세세하게 기억나는데..


정작 계룡산행에서 기억하는건 매우 힘들게 올랐던 것.

한참 힘들게 바위길을 오르고 내리는데 나는 힘들어죽겠는데

어떤 젊은애는 슬리퍼를 신고 가벼웁게 오르고 있었던 것.

그때도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꼈는지 날씨도 몽롱하고 체력고갈로

정신상태도 몽롱한데 신내림을 받는듯한 두사람을 본 기억이 있다.

그리고 저 멀리에서 정말 위태하게 절벽에 쇠파이프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마당과 같은 평평한 구조를 만들어

그 위에서 여러사람들이 절을 하고 기도하고 있는 모습~

실제 신내림하는 여성과 무당의 모습을 보았던거 같다.

아무나 함부로 가면 안되는 기도원 같은곳도 보았고..

무엇보다 하산길에 보았던거 같은

'나의 의지를 믿으라'는 그 글귀는 어디에 갔는가?

그 글귀를 그 이후부터 마치 나의 종교인것처럼 믿고 살아왔다.


이런 여러가지 것들이 이 산을 신비스럽고 영험한 산으로 느끼게 하였다.


관음봉에서 너무 힘든데 그래도 정상까지 가야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막상 통제구역인 것을 알았을 때 차라리 못가게 되어서 속으로는 좋아했다.

연천봉에서 대짜로 뻗어서 쉰 것.

그곳에서 처음 본 특이한 색깔의 새를 목격한 이야기는 

당시 일기장을 통해 다시 기억나고

귤을 받아 다시 생기가 생긴 것은 개인적으로 레젼드급 이야기이다.

그랬는데..

지금 오르는 계룡산은 내가 산 경험이 좀 생겨서인지

그냥 진천에 덕성산보다 조금 더 큰산을 오르는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신비스러운 모습을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그땐 정말 굉장히 신비스러운 장면을 보면서 올랐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그때완 달리 신비스러운 모습은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체력적인 여유가 있어서인지 그때 너무 힘들어 보지 못했던

주변의 산세를 자세히 보았다.


(산을 오르며 한마디)

"대똥년만 하야할게 아니라 나도 하야해야겠다."


일단 갑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산 정상으로 보이는 곳을 향하여 한컷.

저곳이 정상인지는 모르겠다.



갑사로 들어가는 계룡산 등산로 입구.


  상 : 1999년도 갑사 입장표

  하 : 2016년도 갑사 입장표


아~ 입구부터 아름답다.


등산 시작한지 얼마안되어 폭포를 발견하게 된다.

아기자기한 용문폭포

용문폭포 뒷편으로 보이는 하산길에 접어든 등산객들.





금잔디 고개

헬리콥터 착률장겸 휴식터.

이곳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한다.